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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지하철의 추억이라면 지하철 파업했을 때, 몇십년만에 버스고 지하철이고 아무것도 안다니던 그 때, 꼼짝없이 며칠 동안 집안에 갇혀있었다. 그것말고는 도저히 맨하탄까지 갈 엄두가 안났었으므로.
그 때 요렇게 창문앞에서 룸메이트 녀석과 지하철 역 바라보면서 서울지하철엔 없는데, 뉴욕엔 있는거. 서울에 있는데, 뉴욕에 없는거... 그런거 한 참을 얘기하다가, 제일 큰 차이점은  아날로그 vs 디지털이라는데에 서로 동의했었다.
그렇다 뉴욕의 지하철은 정말 아날로그다. 우선 지하철이 올 때 울리는 사이렌이 없다. 그냥 덜컹거리면서 저 쪽에서 부터 오면, 오는 거다. 또 라인에 따라서 많게는 4~5개씩 다른 노선의 지하철들이 한 플랫폼을 쓰기 때문에 차량이 들어오면 맨 앞에 있는 차량번호를 살펴야 한다. Q,R, W, N 이렇게 노란 놈들이 한 플랫폼에 들어올라 치면 정말 잘 살펴야 한다.  게다가 역에 설 때는 차장이 직접 마이크에 대고 얘기한다. 이번역은 '유니언 스퀘어', 이용 가능한 다른 노선은.. QRWN L 123... 뭐 이런 식을오 얘기해 준다. 차장에 따라서 노래해주는 솜씨가 제각각 인데, 브루클린까지 내가 이용했던 Q 노선의 어떤 차장은 권투경기 링 아나운서 마냥 '이~~~번 정류장! 이번 정류장! 애~~~~~버~~뉴 에~엠! 애버뉴 엠! 좋은 하루 되시고요 나가실 때 조심! 이거 잊지 마세요! 오늘 햇볕이 따갑습니다. 좋은 하루!' 뭐 이런식으로 해주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 아저씨가 안내해 줄 때는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간다. 기분좋은 하루를 시작하고 또 끝마칠 수 있다. 지하철 문을 여닫을 때도 차장이 고개를 쏙 내밀어 앞뒤를 살피고 아무도 안꼈나 확인되면 문을 닫고 출발한다. 이것 역시 전자식으로 하는 서울의 지하철과는 사뭇 다르다.

그리고... 암튼 뉴욕의 지하철은 정말... 왠지 모를 매력이 있다. 파리와 런던의 그것과는 또 다른, 얘네들만의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 탓인지 타면 탈수록 정이 갔다. 왠지 컴퓨터로만 글을 쓰다가 종이에 만년필로 쓰는 느낌이랄까? 우리나라 이조시대때 생긴 뉴욕의 지하철과 지금 100년은 앞서간 듯한 뉴욕시티와, 온그라운드와 언더그라운와의 경계, 그 경계를 따라 묘하게 블러링되있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뭐 그런 것들이 생각난다. (나중에 지하철 역과 뭐 그런것들도 함 써봐야 겠다.)

암튼 그 뉴욕의 지하철에 지하철이 언제 올지 안내하는 sign이 현재 테스트 중이라고 하니... 이제 뉴욕의 지하철도 2009년까지 모든 역에서 이런 시스템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나를 많이 도와주셨던 judy할머니께서 50년 전에 뉴욕에 처음 왔을 때 탔던 지하철과 지금의 지하철이 똑같다 라고 하셨다. 그게 좋았다고 했는지 나빴다고 했는지 기억은 잘 나질 않지만, 내 기억으론 아마 그래서 좋았다 라고 들었던 것 같다. 내가 만약 몇십년이 지나 다시 뉴욕에 갔을 때 꼭같은 지하철에 꼭같은 풍경이라면 내가 젊었을 때 이랬었지, 여기서 어땠었지 하는 생각이 나 좋을 것 같다. 아날로그의 좋은 점이 그것이 나와 함께 늙어가고 같은 추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글씨와 그림이 있는 종이와 txt로 저장해 놓은 word 문서와 둘 중에 10년 후에 내가 다시 꺼내 보았을 때 과연 어떤 것이 나와 함께 10살을 먹었다라고 쓰다듬을 수 있을까?

뉴욕타임즈는 이 기사를 소개하면서, 마지막에 이런 말로 기사를 끝냈다.
- "뭐 달라지겠어요? 뭐 사람들이 시간표를 알 수 도 있겠죠, 기차도 시간대로 올 수도 있겠구요. 근데 사람들 아마 여전히 뛸껄요? Hustle and Bustle. 그게 뉴욕아니겠습니까? -

      eye to the world  |  2007/02/1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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