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월기 - 나카시마 아츠시
과도한 욕심을 가지고 살았던 시인이 실종되어 훗날 친구에게 사람을 잡아먹는 포악한 호랑이로 발견되는데 그 호랑이의 말이 재밌다.
"이제까지는 내가 줄곧 왜 호랑이가 되었을까 생각했는데 얼마 전에 문득 정신이 들고 보니 나는 왜 이전에 인간이었나 하고 생각하고 있질 않겠나. 나는 나 자신의 과거를 전부 잊어 버리고 한 마리 호랑이로 미쳐 돌아다니며 오늘처럼 길에서 자네를 만나도 자네를 잡아먹고 아무런 죄의식도 가지지 못할 걸세... 아아 얼마나 슬프고 비통한 일인가?"
그것은 환희의 빛깔이야. 짙은 초록의 등을 가진 은빛 물고기떼. 화살처럼 자유롭게 물 속을 오가는 자유의 떼들, 초록의 등을 한 탱탱한 생명체들. 서울에 와서 나는 다시 그들을 만났지. 그들은 소금에 절여져서 시장 좌판에 앉혀져 있었어, 배가 갈라지고 오장육부가 뽑혀져 나가고.
그들은 생각할 거야. 시장의 좌판에 누워서 나는 어쩌다 푸른 바다를 떠나서 이렇게 소금에 절여져 있을까 하고. 하지만 석쇠에 구워질 때쯤 그들은 생각할지도 모르지. 나는 왜 한때 그 바닷속을, 대체 뭐하러 그렇게 힘들게 헤엄쳐 다녔을까 하고.
고등어 중 - 공지영
'고등어'를 읽다가 '산월기'를 알았다. 그리고 거기에 빌려온 문장을 읽다.
돈도 사람도 일도 매우 힘든 지금의 내가, 문든문득 드는 요즘의 생각이 '왜 내가 회사를 나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하고 생각하곤 하는데, 언젠가 내가 어떤 모습이 되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 어렵다. 어쩌면 대답을 피하고 있을지도?